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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먼트 밸리 다음날, 해뜨기를 기다려 아치스의 일출을 찍었고 J가 미련을 가지고 있는 캐년랜드에 다시 들러 기약 없는 작별을 고한 후 모압을 떠났다. 다음 목적지는 모뉴먼트 밸리. 라스베가스에서 출발하여 모압까지가 계속 멀어지는 여정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조금씩이기는 하지만 라스베가스로 가까워지는 여정이다. 이제 지리적으로 여행의 반이 지나는 셈이다. 모뉴먼트 밸리 오는 중간에 또다시 구즈넥이라는 표지판을 보게 되었다. 따로 입장료도 없고 관리도 허술했지만 나름대로 볼 만하다. 몇 백 미터 아래로 누런 강물이 흐르고 그 절벽에는 강물이 깎아 놓은 억겁의 세월이 켜켜이 드러나 있다. 주차장에는 인디언 할멈이 손으로 만든 장신구를 팔고 있다. 10불을 주고 목걸이를 하나 사면서 양해를 구하고 사진도 한 장 찍었다. 한 때는.. 더보기
그랜드캐년 노스림(Grand Canyon North Rim) 그랜드캐년은 너무나 유명한 곳이다. 누구나 가 보고 싶어 하는 곳. 그리고 라스베가스에 온 관광객이라면 한 번쯤은 다녀 오는 곳이 그랜드캐년이다. 그러나 그랜드캐년이 두 곳으로 나눠진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랜드캐년은 콜로라도 고원 지대에 콜로라도 강이 흐르면서 깎아낸 협곡이다. 따라서 한 쪽 면이 그랜드하다면 당연히 비슷하게 그랜드한 다른 면이 있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은 남쪽 벽면(South Rim)이다. 물론 북쪽 벽면(North Rim)도 있다. 사우스림보다 노스림이 훨씬 더 웅장하고 멋있다고 하지만 사우스림에서 가려면 4시간 정도를 더 가야 할뿐더러 고도가 높고 날씨가 좋지 않아 5월에서 10월까지만 일반인이 드나들 수 있다. 다행히 우리가 여행하던 주말.. 더보기
Leaving Las Vegas 사막과 바위 덩어리 틈에서 일주일 가까이를 보내고 나서 찾아 온 도시의 공기는 적잖이 혼탁했다. 온갖 종류의 자동차로 붐비는 거리는 우리가 또다시 도시 속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여실하게 깨우쳐 주고 있고 도시의 소음과 분주한 발걸음은 이미 떠나온 대자연을 다시 그리워지도록 하고 있다. 우리는 이틀 동안 라스베가스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고 다녔다. 모처럼 한국 식당에서 맛있는 쌀밥을 실컷 먹어 보기도 하고 가짜 에펠 탑에도 올라가 봤다. 카지노에서 슬롯 머신도 해보긴 했지만 역시나 잭팟은 터지지 않았다. J는 블랙잭에서 여비를 좀 털린 듯 하고…… 서두에서 잠깐 이야기를 했지만 라스베가스를 도박과 마피아의 도시로 생각하면 크게 오해하는 것이 된다. 라스베가스는 거대한 테마파크이다. 각각의 호텔마다 나름.. 더보기
Epilogue 세상은 참 넓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일 년에 며칠씩 휴가를 얻어 써야 하는 직장인에게 해외 여행은 언제나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당연하게도 가 본 곳 보다는 가 보지 않은 곳이 훨씬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미 다녀 온 곳을 다시 가는 것은 더더욱 큰 부담이었다. 다녀 와서 생각해 보면 이번 여행은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나 뒤 늦게 준비를 더 할 걸, 혹은 좀 더 부지런하게 돌아다닐 걸 하는 후회들이 뒤따르긴 하지만 대부분의 내 선택은 그 시점에서 최선이었다고 믿는다. 또한 여행을 함께 했던 J에게도 유익한 여행이었으리라 믿는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모압으로 가는 로칼 항공편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을 기억해 본다면 J 역시 이번 여행이 그랜드써클에 대한 마지막 여.. 더보기